'식사'에 해당되는 글 3건

  1. 2011.06.15 외국인을 위한 한국 문화 강연 엿보고 오기(3)
  2. 2011.05.22 밥 먹을 때 티나는 글로벌한 그대、음식 앞에서 들통나는 '우리들'(10)
  3. 2011.04.02 <밥>에 깃든 여유, 그 아쉬움(10)

외국인을 위한 한국 문화 강연 엿보고 오기




 지난 6월 9일,

 명동 한가운데 자리잡고 있는 서울 글로벌 문화관광센터 (이름을 저렇게 지을 필요가 있나 싶은...)에서 외국인을 대상으로 한 강연이 열렸다. 벼르고 있던 날이라 아침부터 기분이 부산스러웠다.






 BUT


 린지는 예기치 못한 오전 스케줄로 지하철 대신 빠른 버스를 선택하고, 좀 더 가까운 곳에 내리겠다는 생각으로 광화문에서 한 정거장 더 가는 바람에, 눈썹 닦아 내릴 기세로 걸어야했던 날이었습니다. 홍대나 이대가 아니고서야 우주탐사하는 기분을 들게하는 서울 한복판에 무슨 자신감으로 그런 과감한 선택을 했는지는 모르지만, 중간에 인도네시아인지 외빈 차량 지나가는 바람에 통제 당하고 , M Plaza에 도착해선 승강기 말썽으로 정말

 뭐.하.는.짓.이.지?? 싶게 강연이 이루어질 해치홀로 달려갔다.




 그래도, 다행히!!!




 딱 맞게 도착을 했고,
미리 준비되어있는 수정과도 챙겨들 수 있을 정도의 여유를 가질 수 있었다.
(흐헝 말도안하고 컴 포멧 당해서 사진 다 날아갔............)




 강연은
 한국TCK연구소장이자, 성균관대 교수이신 '이사벨 민' 님께서 맡고 계셨다.
 
(사실 이분 때문에 찾아갔다ㅜ_ㅜ) 문화와 문화를 오간 ATCK이신 만큼, 기대되는 시간이었다. 오랜만에 듣는 영어에 대한 긴장감도 있었지만... 뭐... 언어라는 건 여러가지 요소로 이해하는거니까ㅇㅂㅇ
















 

서울 문화관광센터 강연、[한국 문화의 HOWs&WHYs] <식사편>





 참석하지 못했던 지난 강연의 주제는 [한국인과 쇼핑]이었고,
그 날의 주제는 바로 [식사]였다.




 * 문화에 대한 약간의 고찰
 * 음식 & 식사하기
 * 전통적인 유행
 * 식사 예절







 대략 이런 느낌으로 진행되었지만, 전제가 외국인 대상이었기 때문에, 린지는 한국인들에게 유용할 부분을 약간 추려서 정리를 하겠다.





 지구> 동북아> 한국> 서울> 명동> 명동의 거리




 이런식으로 오프닝을 열었다.

 큰부분은 아니고, 흥미유발을 일으키고 시작하려는 설정이셨던 것 같지만, 왠지 한국인들에게 소개하고 싶어졌다.



 한국이라는 나라 안에서 태어나 , 한 번도 나가 본 적이 없는 사람들은 사실 -한국-에 대해 무지하다는 것이 린지의 생각이다. 그들에게는 '한국=세상'이라는 공식이 적용된달까... 오히려 너무 익숙하고, 당연하게 여겨와서 특별하다는 생각, 개성이 있다는 인식 등이 없어 보인다. 그러기에 더 모른다.




 외국인들에게, 세계에 속한 한국을 보여주는 것으로 이용되었던 이 오프닝을,
한국인들에게 한 번 제안해보고 싶다.



 구글 위성지도 같은데 들어가서 , 우주에서 내다본 인간세상의 모습에서 부터, 차근차근_ 우리가 발을 딛고 사는 이 땅으로 다가와 보는 것이다. 이 광활한 우주에서, 생명이 깃든 행성에 , 70%의 바다가 아닌, 그 나머지 육지라는 바늘 코 같은 곳에서 태어나 숨쉬는 인간이 되었다. 그런데, 그런 인간의 몸에 비해선 또 너무도 넓은 땅! 아득한 전 세계의 확률속에서, 하필이면 이 시대에, 시베리아와 태평양의 사이에 붙어있는 땅, 대한민국이라는 곳에서 살고 있다. 이 얼마나 특별한 일인가?









 아무리 거품을 물고 이야기를 해봐도, 이 놀라움을 느끼지 못하는 사람은 평생 모르고 산다.








 문화가 바로 그렇다.





 많은 문화 전문가들처럼, 이사벨님은(개인적인 호칭입니다_ 아래로는 린지의 생각과 강연의 내용을 딱히 구별하지는 않겠습니다. 평소 느끼고 있던 부분이 상당히 있고, 그것을 너무나도 잘 풀어 표현해주신지라...)




 [Culture=>Soft], 즉 문화는 말랑말랑한 것이라는 공식을 내세웠다.





 여기서 린지는, '부드럽다'가 아니라, 굳이 '말랑말랑'이라는 표현을 사용했다. 이게, 영어의 soft라는 단어 때문인데, 흔히 촉각적인 부드러움도 나타내지만, 이 경우에는 껍질이 단단하지 않은 것에 중점을 뒀기 때문이다. 고체보다는 액체, 나아가 기체스럽달까.









 그렇다. 확실히, 문화는 기체스럽다.




 다시 말하자면,  문화는 [공기와 같다].



 앞서 린지가 한국에 발을 딛고 있다는 그 자체가 경이로운 일이라며 과하게 침을 튀겼지만, 그것을 의식하지 못하고 살았던 것은, 공기와 같이 당연하고, '한국'에 둘러싸여 살았기 때문이다. 그리고 지금 ''쳐놓은 [한국]이 곧, 여기서 말하는 [문화]다.





 우리의 언어, 복장, 손짓, 일상, 이 모든 것이 문화의 산물이다.


 너무나도 당연하게 여기는 바람에 인식이 되지 않는 부분이다.





 린지가 장담하건데, 아마 99%이상의 순수한국인에게
"한국의 문화에 대해 설명해주세요"라고 묻는다면,





 ".........................................................................
그러니까..................................."





 이상의 시원스러운 대답을 내놓지 못할 것이다. 아니면 막상 체감은 잘 못하면서, 언젠가 들어본적이 있는 진부한 대답을 반복하든지.





 그만큼 당연하기 때문이다.




 세상에,
당신의 집안이 수박을 먹는 방법에 대해 "왜 그렇게 먹어?"라고 물어본다면,

말문이 막힐 것이다. 원래 이렇게 먹는데 뭘 어쩌라고?





 질문자의 태도에 따라 '나의 것'을 지켜야한다는 본능에 눈썹을 꿈틀이게 될 수도 있다.
확실히 말하지는 못하겠지만, 기분도 나쁘다. 아니면, 반대로 좋은 반응을 보였을 때는 으스대는 기분이 안에서 우러나온다.





그럼, 그 '본능'과도 같은 기분은 어디서 온다는 말인가?






 강연에서는,
 Culture= in the guts라는 표현도 사용했다.



Gut라는 영어 단어는, 내장이라는 뜻이다. 단어 자체가 주는 인상으로는, 머리도, 심장도 아닌. 위장을 넘어 있는 저 깊은 어딘가~ 정도 된다.



 한국식으로 표현해보자면,

 그냥 , 욱-하고 올라오는 느낌이다.

 이건 아무리 머리로 계산하고, 마음으로 이해해봤자, 거슬리는 부분이다.




 강연에서는 식사중에 코풀기에 대해 이야기했지만,
아까 린지가 수박 얘기를 꺼낸 김에 그걸로 이어가겠다.






 가상인간 ABC를 모아 보자.
진지하게 둘러 앉아서 '수막 섭취 행태에 대한 면담'을 마친 결과,


 A의 집에서는, 수박을 세모로 잘라 손으로 들고 바로 먹는다.
 B의 집은, 누군가 붉은 속만 썰어서 통에 넣어두면 알아서 포크로 먹는다.
 C의 집 안은, 수박이란 자고로 반으로 쪼개 온가족이 숟가락으로 퍼먹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런 답변이 나왔다.






 여기서,
ABC세 집안 고유의 '수박 문화'를 볼 수 있다.


 재미있는 것은, 모두 서로의 '내장'에 거부감을 일으킬 요소가 숨겨져 있다는 사실이다.








 그럼 세명을 불러내서 '수박먹기'에 대한 진지한 대화를 시켜본다면 어떤 모습일까.



 






 A: TV나 어릴적 읽은 그림 책에 제일 많이 나와있는 모양이야. 역시 수박은, 둘러 앉아 손으로 들고 먹어야 제맛이지.

 C: 물 뚝뚝 흘리고 지저분해지게... 그리고 번거롭게 뭐하로 그래? 그냥 집에서 먹을 때는, 반 잘라놓고 수저로 떠먹으면 되는거지.

 AB: 아, 더러워. 수저를 한데 놓고 먹는다고? 아무리 가족이라지만 그건 아니다. 비위생적이고, 남기라도 하면 어떡해?

 C: 무슨 소리야? 왜 그래. 찌개 먹는거랑 뭐가 달라?

 AB: 다르지 당연히!

 C: 뭐가?

 AB: 아무튼 달라!

 B: 우리집은 깔끔하게 속만 따로 통에 보관한다고, 그럼 먹고 싶을 때 각자 포크로 꺼내서 먹을 수 있잖아.

 AC: ..... 각자 먹는다고? 수박을?

 B: 그럼. 그게 뭐 어때서?

 AC: 수박을 먹는 의미가 없잖아... 수박이란 가족들끼리 둘러 앉아 먹어야하는 건데... 그보다, 통에 두고두고 먹는다니. 그 쪽도 그닥 깨끗한 느낌은 아닌걸....









 이런식으로 수박논쟁은 이어질 것이다. 언뜻 보더라도, '타협점'이란 없다.
 
타협을 할 필요도 없다! 이건 각 집안 고유의 문화일 뿐이지, 그걸로 절교하거나 전쟁을 일으킬만한 문제는 아니다. 물론, ABC모두 상대에 대한 개운치 못한 기분은 받을 수도 있다.




 바로, 문화가 그렇다. 앞에서 서로, 자신의 수박먹기 법에 대한 효율성이나 합리적인 부분을 아무리 설명해봤자, 잘하면 머리로 '잘라먹는 것도 괜찮겠군'같은 생각을 할 수도 있고, '가족끼리 먹으면 의미가 있을 수도 있겠네'하고 마음으로 이해할 수는 있지만, 안에선 [그래도 내 방법]이라는 목소리가 비집고 나온다.

 

 



 그럼,
이 여름 과일이 왜 이렇게 다양한 모습으로 ABC의 뱃속으로 들어가게 되었을까?




 위에 드러나있지 않던 세사람의 비밀을 이야기하자면,








 A: 보수적이고, 손님치례가 잦은 집.
    >> 가족의 결속은 물론, 위계질서도 중요하며, 보여지는 부분 또한 중요하다.
  그러니, 보관이 쉽지 않아 바로 먹기 좋으며, 시각적으로도 보기 좋은 형태인 세모썰기로, 한데 모여앉아, 각자의 수박을 먹는다.




 B: 가족 개개인 마다 생활 패턴이 다르다. 효율성을 따진다.
   >> 통에 보관하기 쉽게 효율적인 모양으로 잘라, 각자 시간이 될 때 꺼내 먹을 수 있게 보관을 한다.





 C: 가족의 결속을 중요시 여기는 동시에 자유로운 분위기.
  >> 개개인에 대한 구별이 강하지 않으며, 형식을 따지지 않는다. 그렇기 때문에, 숟가락 부딧치며 먹는 것에 거부감이 없고, A처럼 틀을 갖춰야한다는 생각도 없다. 가족의 결속이 강한 만큼, 함께 먹어야한다는 의지가 강하다.












 세 집안의 수박먹기에도, 문화 형성의 단면을 볼 수 있다.




 모두 각자의 이유(=생존)를 바탕으로 고유의 습관을 만들어냈다.
 
 재미있는 점은, A집안 사람들의 스케줄이 중구난방으로 각자 달라 모이기가 쉽지 않게 된다면, 아마 B집안처럼 보관법을 사용하는 문화로 바꾸게 될 것이다. 동시에, B집안 사람들이 함께 있는 시간이 늘어난다고 해서, 각자 편리한대로 꺼내먹던 습관을 버릴 것이라는 확신을 가질 수도 없다.




 이것이 모두 문화의 이야기다.

 A집안이 고유의 문화를 두고, B의 문화로 옮기게 되는 과정을
>>>culture shift_문화전환_이라고 한다.







 현대 한국사회에서 하나의 예시를 뽑아내자면,


 원래 한국은 집집마다 장을 담으며 고유의 장맛을 유지해왔다. 하지만, 그런 모습이 현시대를 사는 우리에게 적용이 되는가? 아니다. 식료품을 사러갈 때 당연스레 간장병와 고추장, 그리고 여러 상표의 된장중에 마음에 드는 것을 고르는 손에서 알 수 있듯이. 엄청난 문화전환이 이루어졌다.
 손수 장을 담는 문화는 사라지고, 그 자리에, 플라스틱통에 담긴 대량생산된 장을 고르는 문화가 그 자리를 차지했다.








 그리고, B집안이 습관을 버리지 않을 수도 있듯이, 문화라는 것은 처음에 생존에 의해 성립되었어도, 그 원인이 사라지는 환경의 변화가 일어났다고 해서, 그 문화를 버린다는 법칙은 성립하지 않는다. 다시 말해, 그저 습관으로서의 문화로 남게 되는 경우도 있다는 뜻이다.




 린지는 이 부분을 생선소비에서 발견했다.




 고등어, 갈치, 조기... 한국인들에게 참 익숙한 이름들이다.
오래전부터 우리의 식탁에 올려졌고, 그 생선을 이용한 요리가 한식에 주를 이룬다. 왜 그렇게 되었을까?



 두말 할 것도 없이, 우리 근해의 어장에서 , 그 물고기들이 서식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즉, 특별히 선택해서 그 생선들을 먹기 시작한 것이 아니라. 그 생선들이 있었고, 생선을 잡았더니, 그것이 고등어였던 것이다. 이런 고등어 갈치가, 지구 온난화로 인해 찾아보기 힘들어졌다. '금치'라는 별명까지 얻으며 가격이 해가 갈 수록 치솟고 있다. 생선은 희귀해지고, 그걸 나눠먹자니 주머니 두둑한 사람들의 차지가 되는 것이다.



 하지만, 린지는 궁금하다.



 온난화가 일어나서, 한국의 어장 자체가 비어가는 것인가? 분명 아닐 것이다.



 동남아에서나 서식하는 줄 알았던 어종이 제주도에서 발견되었다는 기사들을 한동안 접한 것을 생각해보면,
생선의 양 자체가 그렇게 심하게 변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단지, [익숙한]생선에서, [낯선]생선으로 채워지고 있는 상황일 뿐. 그리고 한국사람들의 식탁에 여전히, [익숙한] 생선(문화)가 오르고 있다.




 생존, 환경에 변화가 일어났지만, 문화가 남아있는 경우다.




 이때, 새로운 어종에 적응을 하고 적극적으로 수용을 하며 요리에 이용하면, 앞선 A집안 일처럼 culture shift가 일어나는 것이다.








 린지의 생각도 덧붙이게 되어서 글이 길어지네요;ㅂ;


 이번 포스팅에는 [문화]에 대해서만 다뤘습니다.
다음 포스팅에서는 강연중에 들었던 한국의 식사에 대한 내용을 다룰게요~


 오랜만에 글을 쓰자니 참 쑥쓰...
방랑병에 쓰다만 의민태자 글도 마무리해야하는데... 하... 압박감이 오네요.








 문화에 관한 다른 글_

밥 먹을 때 티나는 글로벌한 그대、음식 앞에서 들통나는 '우리들'
- 대한제국의 의민태자(영친왕), 역사에 빼앗긴 인생과, 그의 정체성 I
 우리도 한국의 주민입니다옹 ^ㅇㅅㅇ^
<밥>에 깃든 여유, 그 아쉬움
추성훈 “난 한국과 일본의 한가운데 서 있다”에 달린 악플들, [너]와 [나]의 경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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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 3 Trackback 0
  1. 명태랑 짜오기 2011.06.15 13:43 신고 address edit & delete reply

    우리것에 무관심한 것이 사실입니다. 조금만 관심을 가지면 되는데...
    아쉽기도 하지요. 포스팅 잘 보고 갑니다.

    • Lynzi Cericole 2011.06.15 18:06 신고 address edit & delete

      들려주셔 감사합니다^^ 한국도 굉장히 매력적인 나라에요!

  2. 유진 2012.03.02 11:04 address edit & delete reply

    그럼 이 강연은 영어로 진행된 것이였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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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 먹을 때 티나는 글로벌한 그대、음식 앞에서 들통나는 '우리들'





 린지입니다.



 아가 하나 키우느라 진이 다 빠져서 그 동안 포스팅을 못했네요. (사실 혼혈에 대해 연재할 생각을 하고 있었는데 찾아봐야할 자료도 많고해서 [귀찮았]습니다.)



 그리고 아무래도 TCK란 주제가 사람들의 의식에서는 마이너에 치닫고 있어서 좀 대중적인 포스팅을 준비해 보았어요:) 



 이거 보고 '아 뭐야, 외계어 나왔어. 낚였나봐'하고 뒤로가기 누르려는 당신. STOP.




 밥 얘기 할거에요^^

 

기러니까 겁먹지 말고 이리온????












 개인적인 이야기부터 시작하자면-
린지는 평소에 다른 사람과 식사를 할 때면 구박과 존경을 모두 받아왔었다.



 1. 구박 >>> 이상한거 시켜서. (대부분 '이상한' 메뉴는 가격도 +α)
[피자/도미노] 신메뉴, 차슈차슈 피자.....구박 사례ㅇㅈㄹ


 2. 존경 >>> 개척자. (대부분 '이상한' 메뉴는 안 시킨다.)

 



 자, 이제 이런 사람이거나 주위에 보았으면 슬슬 관심의 시동을 걸어주길 바란다.


 아무튼, 이것저것 다 사리고 살아도 밥먹을 때 만큼은 린지의 어떠한 면이 티 나고야 만다. 다른데서는 남들과 비슷한 모습으로 녹아들 수 있어도, 식탁 앞에서는 여지 없이 TCK의 본능이 되살아난다고 해야할까??

 식당에 가서 무언가를 주문하는 경우가 아니더라도, 집에서 아무 생각없이 만든 음식도, 친구들은 독특하다 해준다.

 "이런 생각을 하다니"

 같은 반응?
 




 가령, 어제도 먹다남은 삼계탕이 질려 간장에 비빈 칼국수면에 '육수'를 얹고 후추와 파와 바질을 뿌려먹었다. 



 지금, 삼계탕 국물을 단순 육수로 이용하고, 삼계탕을 간장으로 간을 해서 파와 바질을 뿌려 먹었다는 소리를 하고 있는 것이다.

 뭐, 따지고 보면 별로 특별하지도 않다. 닭을 끓인 것은 치킨스톡이고, 양식에 바질을 뿌리는 것은 흔한 일이다. 면을 간장에 비비고 파를 올리는 건 소바를 먹을 때 흔히 하는 행동이다. 한국에는 닭칼국수라는 음식도 있고, 간장은 한식에 사용되는 기본 장이다. 더불어 생파와 닭의 조화는 익히 알려져있지 않은가?

 린지는 별 특별한 '짓'을 하지 않고, 평범하고 맛있는 식사를 했다.




 하지만, 이것이 바로 TCK적 발상의 전환이다.



 제 3문화 아이들, 이란 약자와- 다른 포스팅에서 설명한 특성과 함께,
>>#2 제3문화 아이란...? / 허공에서 살아가기<<



 TCK들은 재료(음식에 국한되지 않음)를 활용하는데 탁월한 능력을 보인다. 어떤 이들이 [신메뉴 개발]이라는 이름 하에 머리싸매고 이것저것 실험 하고 있을 때, 린지와 같은 TCK들은 입장하는 순간 주방은 실험실이 되며, 별 의식없이 꽤나 골때리는 요리를 만들어내기도 한다.


 방금 설명한, 린지가 귀찮아서 떼운 아주 간단한 점심 속에도, 한식이라는 기본에 자주 접한 일식의 형식, 그리고 양식의 맛개념이 어우러지며 나름 새로운 음식이 탄생했다.





파김치와 어울리는 파스타by린지


 

 

 

 올 초 쯤, TCK들과 음식에 관한 재미있는 글을 접했다. TCK들의 온라인 잡지인  DENIZEN에 발행 된 글인데, 상세한 부분은 그냥 링크를 걸고


 베티 첸[밥상 앞에서 TCK를 알아보는 10가지 방법10 Ways You Know You’re Dining with a Global Nomad]란 제목으로 10개의 항목을 뽑아냈다. 물론, 그녀 또한 TCK다. (TCK는 여러가지로 표현되는데 국제적유량민-Global Nomad 또한, 그 특성은 반영해- TCK를 나타내는 말이다.)






10. We eat everything. 뭐든지 -다- 먹는다.




 편식을 하는 사람이야 많겠지만, 평소 그렇지 않던 사람들도 이국적인 식당을 가면 왠지 '초딩'처럼 군다.

 '고수는 빼고' '오리 머리는 치워주세요' 처럼, 익숙하지 않은 식자재를 보면 움츠러드는 경우가 많다. 일부 모험심 강한 사람은 실험을 감행하고 영웅으로 추대받겠지만, 그렇지 않은 사람이 많다. 여기서 자신의 용감함을 과시하지 말라, 대부분 한국에 들어온 이국 식당들은 '현지(한국)'에 맞춰 메뉴를 내놓는다.




 TCK들은 [본토]의 맛과 문화를 존중한다. 린지는 꼬꼬마 때부터 생양파를 춘장에 찍어먹어서 어른들이 신기해했다. 중국음식점에서는 이렇게 먹는거라면서요?

 한국이 워낙 식자재가 다양한 편이라 특출나보이지는 않을텐데, 서양의 TCK들 같은 경우에는 낙지나 생선을 통째로 먹어 비TCK인 친구들의 위를 불편하게 하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9. We have food ADD. 음식중독이다.



 이 부분에 대해 그 간 가족에게 받아온 구박에 위로를 받는 기분이었다ㅜ_ㅜ

 린지의 엄마는 린지가 '식탐'이 많다고 잔소리를 하기도 했다. 새로운 빵을 잔뜩 사오면 다 먹어봐야 성이 풀리고, 새로운 곳에 가면 일단 '특산물'을 입에 넣고야 만다. 식당에 대해서도 부모님이 그냥 '외식을 한다'는 생각으로 나간다면, 린지는 그 돈과 기회로 특별한 것을 먹어야겠다는 생각으로 '유난'을 떤다.





 다행히,
린지는 지극히 [정상]이었다.




 TCK들은 흔히 음식중독자들이다. 엄마는 '식탐'이라 표현했는데, 냉정히 말하자면, 호기심이요 대리만족이다.




 다른 사람이 어떤지는 잘 모르겠다만-
TCK들은 새로운 것을 보면 호기심에 불타오른다. 아무리 평범해보이는 빵이라도 못보던 것이면 한 귀퉁이씩 다 잘라 -맛을 봐야- 성이차고, 기본적으로 내재되어있는 호기심을 충족시키기 위해 끊임없이 '신세계'를 찾아 떠나야한다.

 이것이 자칫 가장 일상적인 음식의 경우 집착을 하는 것으로 보일 수도 있지만, 설명을 하자면- 전혀 아니다.




 어릴 때 새로운 세계를 만나고, 여행을 다니고 했던 들끓는 피가- 대부분 성인이 되어가면서 '정착'해버린 현실에 순응을 하며 살아야한다. 비TCK들이야 '그 날이 그 타령'인 생활에 별다른 감흥을 못 느끼겠지만, 대부분의 (일부 껌딱지형 빼고) TCK들은 한 곳에 오래 머물게 되면 호흡곤란이 일어나버린다.



 이때, 구원자가 있으니
바로 이국적인 음식이다.




 음식이란 하나의 문화이고, 그 식당은 도시에 심어져 있는 작은 이국이다.

 그곳에 들어가 그 장소와 오감으로 느껴지는 다른 나라에 심취하면서 TCK들은 여행에 대한 향수를 달랜다.

 꼭 그 이유가 아니더라도, 기본적으로 탐험과 새로움, 경험에 대한 욕구가 높은 만큼, 가장 적은 비용으로 쉽게 떠날 수 있는 맛있는 음식 여행을 즐기는 것이다. 그게 꼭 음식점이 아니여도 말이다.




린지의 특선、동남아st 커리





8. We love to share나누는 걸 좋아한다.


 이부분은 서양식 관점에서 만들어진 항목이란 생각이 든다. 어차피 한국사람들은 찌개를 나누어 먹지, 개인접시 문화가 아니지 않은가?

 하지만, TCK들이 이 나눠 먹기를 좋아하는 교활한(?) 이유 정도는 집고 넘어가야하지 않을까 싶다.




 나누면 배가 된다는 말이있다.

 음식도 마찬가지다. 오히려 줄어들지 않느냐?고 반문을 하겠지만, 앞 선 항목에서 알 수 있듯이 TCK들의 목적은 [먹는 것]그 자체가 아니다. 엄밀히 말하자면 [맛보는 것]이 식사의 목적이다.


 쉽게 얘기하자.

 나눠먹으면
 



 남의 것도 먹을 수 있다.♥ >> 맛 볼 수 있다.






7. We cherish group eating. 단체식사를 권장한다.




 앞선 그 교활한(?)면을 최대치로 실현하기 위해서는, 단체로 먹는 것이 유리하다.

 게다가, 재미있는 사실은, 사람이 늘어날 수록 음식의 종류는 '더 많이' 늘어날 수 있다는 사실이다. 왜냐하면 사람이 여럿이다보면 엄연한 메인디쉬 하나쯤이야 사이드로 바뀌는 것은 다반사니까.


 또한, 난이도 높은 요리는 2인분 이상으로 준비되는 경우가 많다.
이렇든 저렇든 간에, 들춰내보면 다양하게 먹을 궁리를 하고 있다는 것이 들통나고 만다.




 하지만, 꼭 이런 이기적인 목적을 위해서 만은 아니다.




 TCK들에게 사람은 귀하고 소중하다.

 상을 나누는 사이라면 이미 어느 정도 중요한 사람이라는 뜻일 것이다. 사람과 함께, 사람들과 그 시간을 즐기는 것에 더 없이 큰 기쁨을 느낀다. 사람을 연결시켜주는 것도 좋아해 [식사팸]같은 걸 형성하려하기도 한다.



 한 가지 이기적인 면을 덧붙이자면, 웬만해서 비TCK들 중에 모험심 강한 사람들 만나기 힘들다. 식사 모임이 만들어지면 부담없이 이런저런 실험을 함께 할 수 있다-_-b 
 




6. We complain about food prices… 음식가격에 불만이 많다.




 요즘은 포기했다만, 한 동안 린지와 함께 다니던 친구들이 시달렸던 부분이기도 하다ㅎㅎ...

 대부분 외국의 음식들은 물건너 오면서 고급화되는 경향이 있다.



 가령, 길거리에서 사먹는 멕시칸 음식을 '레스토랑'같은데 앉아서 몇만원을 주고 먹는다. 아니면, 단순 가정식인 파스타 한 그릇에 만원이 훌쩍 넘는다든지 , 가족식당이라는 푸드코트같은 공간인 패밀리 레스토랑이 할인 긁어모아서 먹는 특별식이 된다든지?!하는 상황에 TCK들은 입을 대발 내밀고 투덜댄다.




  "이런 음식이 아니라고... 이 휘황찬란한 조명은 다 뭐야!

다 필요없으니까 음식값이나 내렷!!!" 





 뭐,

 결국 '신세계'를 위해 사먹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불만은 더 크지 않을까...

(쌀국수......아.......쌀국수........ 장터국수 같은게 만원 돈이라니...아.........)







5. We don’t get the “fusion food” trend.
"퓨전음식"의 유행을 이해하지 못한다.





 음, 린지는 동조하는 것도 뭐도 아니지만, '고놈 어떻게 했는지 보자'처럼 계속되는 음식호기심은 생긴다.



 하지만, 
본토의 맛을 느낄 수 없게 오직 "현지화"를 위해 만들어진 퓨전은 짜증을 불러온다.

 제 맛을 찾아왔는데 혀끝에 기별도 안 가 짜증나는 상황이랄까.(게다가 '창의값'포함으로 가격도 비싸다.) 






4. We appreciate the need to “fuse” food.
 음식을 "퓨전화"시킬 필요성을 존중한다.



 말이 필요없다.

 TCK자체가 [퓨전]이다.
 우리를 닮은 그 '무국적'의 음식을 보며, TCK들은 '고향'을 느낀다.
 




 + 고국음식이 낯선 경우도 많다. 린지는 아직도 엿을 못 먹고, 떡도 몇가지 빼고는 씹기 괴롭다. 청국장은 린지가 만난 쇼크음식 중하나였으며 성인이 되어서야 낫또의 힘으로? 적응이 되었다. 때론 고국의 음식을 퓨전화시켜야 시도 할 수 있는 입장이기도 하다. 



 ( ex. - 추...추어 튀김은...꼬리쪽 몸통은 먹어 줄 수 있어요... 하지만 산...산채로...깔아버린 오우갓...생선죽은 엄마 아빠 많이 드세요... 난 튀김 먹을게요...ㅇㅈㄹㄹ;미ㅏ;ㄻ)





3. We create unconventional combinations when we cook.
 요리할 때 상식을 깬 조합을 창조해낸다.



 린지의 닭국수를 보면 답이 나온다. 본인의 색을 내다보면 자연스레 그렇게 된다.

 TCK자신이 다양한 문화로 이루어진 만큼, 감각속에도 그 다양함이 깃들어 있다. 액젓과 치즈처럼 서로 다른 문화권에서 접하기 어렵거나 일상적이지 않은 식자재들이 모두 '고향'것이다. 그만큼 익숙하게 만질 수 있다는 뜻이다.
 또한, 다양한 경험으로 다양한 쓰임과 맛도 익혔다. 나아가 그것이 체화되었다.



(ex.카레와 파스타소스 모두 토마토가 주재료라는 사실! 이걸 알면 찌개에도 시도해보고 싶어진다는.... 뭉개지지 않는다면 토마토 물김치도 시원하겠지...?!?!?!?! by린지)



베이컨과 부추를 넣은 머랭지지미by린지





2. We have strange rituals. 이상한 의식을 차린다.

 

 '이상한 식사 예절'로 말을 조금 바꿔보자.

 먹고살기 바빴던 시절과 워낙 한상차림이 전통적인 한국의 식탁 특성상 한국사람들은 대개 '아무때나' '적당한 것을' 챙겨먹기 때문에 그렇게 이상하게 보이지 않을 수도 있다.



 하지만 서양의 경우, 전채요리나 주요리가 구분이 되어있다. 이 둘을 섞어 먹는 것은 좀 이상하다.




 
 아니면 다른 예를 들어보자면, 치즈의 고장으로 알려진 프랑스의 경우 치즈는 치즈 그 자체로 먹으며 빵에 끼워먹는 행위는 전통적이지 않다. 입맛 돋우기 아니면 입가심 용이라, 식사 사이사이 한 조각씩 집어먹는다던가 술 안주로 먹는다.
 반면, 영국 쪽의 경우 치즈는 빵에 끼워먹어야 제 맛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니 다른 쪽 문화에 익숙한 TCK들이 자국에 돌아가면 약간의 '별종'으로 보일 수 있다.




 방금 좋은 예가 생각났다. (오예 실시간)



 서양에서는 스프를 보통 에피타이저식으로 속을 데우는데 활용하고, 주요리로 넘어간다.
 그리고 한국의 밥상에서 국은 한상차림으로 함께 먹으며, 밥에 말아먹는것이 보통이다.(따로 국밥 지향자들은 일단 워-)



 이때, 한국사람이 식탁에 국을 달랑 놓고 한입한입 맛을 음미하며 먹은 다음에 잡채를 가져와 먹고, 그 다음에 막걸리로 입가심을 하고, 과일을 먹었다고 치자...




 일반적인 모습은 아니다.





 린지에게도 식사에 관한 독특함이 있는데, 하나를 소개하자면-
한상인건 좋은데 '주요리'가 없으면 식사를 한 건지 만건지, 불안?하고 어딘가 찜찜하다. 덩달아 젓가락도 갈 곳을 잃는다. 어딘가 부족한 기분...이 마구마구ㄷㄷ

 한국에서 밑반찬만 놓고 먹는 것은 흔한 일이다.
 계속 한국 가정식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보고 자란]문화가 내재되어있기 때문에, 밑반찬만 놓고 식사를 한다는 것은 빵과 피클만 놓은 식탁과 흡사한 느낌이 든다.
 


 (나물상의 난감함... "그래서, 누가 메인이지....?")


 



1. We are avid foodies. 눈에 불을켠 미식가들이다.


 위에 나와있는 모든 항목을 종합해보면 이런 결과가 나오지 않을까 싶다. 음식은 TCK들이 가장 쉽게 찾을 수 있는 안식처요, 마음의 조국이다.



 무엇보다-

잘 알고 있는 만큼,



 재미있고.

 신선하고,





 ★☆★맛있잖아요??★☆★





식사의 즐거움





덤실덤실_

<린지의 실험작(?)들>


집에서 쉽게 만들어볼 수 있는 카레요리、치킨 데미그라탕 카레

열무미소(된장)무침 + 비빔 우동、아주 간단한 별미


간단하게 먹는 건강한 이탈리아 식사, 토마토 부르스케타BRUSCHETTA


+ ~혀끝 일기~ + 、띵하오 시뇨르.


 우스터 삼겹살 밀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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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TCK에 대한 이해가 중요해진 이유, 허공에서 살아가기
#3 제3문화 아이, 그리고 귀향 가능성 / 허공에서 살아가기


다른 문화를 익히는 혼돈 그리고 그로 인한 수치심
숫자로 알아보는 제 3문화 아이들의 특징 + 고급 교육 (대학)


MK(Missionary Kid) 혹은 선교 자녀、 부모와 함께 선교지로 나선 아이들
#6 제3문화 아이, 그리고 외국어 / 허공에서 살아가기
비즈니스 키드、 해외근무 간 부모님과 함께 떠난 아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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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시카 2011.05.12 14:42 address edit & delete reply

    저랑 비슷하신거 같아요~신메뉴는 안시켜보곤 못배기고~ㅋㅋ
    이상한거 잘해 먹고요~ㅎ
    그 맛을 모른는 사람들은 절대 알수가 없다니요~
    하긴 동남아 음식 좋아한다고 저더러
    이상하다는 사람도 많더라구요^^
    좋은 하루 되시구욤@@

    • Lynzi Cericole 2011.05.12 14:51 신고 address edit & delete

      답방 주셔서 감사합니다ㅎㅎ

      제가 절대 알 수 없다는 이야기를 했나요;;; 하하 저도 동남아 음식 매니아에요, 집근처에 본토사람들이 요리하는 타이 음식점 있어서 좋아라했는데 위생이 너무 엉망이라 알고나선 가지도 못하고 있네요ㅜ_ㅜ

      네^^ 즐거운 하루!

  2. 솜다리™ 2011.05.12 17:28 신고 address edit & delete reply

    서로가 서로를 이해해야 할듯 하내요^^

  3. 명태랑 짜오기 2011.05.22 20:02 신고 address edit & delete reply

    포스팅 잘 보고 갑니다. 좋은 시간되세요

  4. ishtar 2011.06.15 00:33 address edit & delete reply

    삼계탕 남은 걸로 파스타해먹은 기억이 새록새록 나는군요;
    (아. 역시 내가 이상한게 아니었어!!-_ㅜ)
    심심하면 냉장고 털어서 이것저것 만들곤 했는데 주변에서 모양새보고 경악하다가 한입 맛보곤 다 먹어치우고 그랬어요 ㅎㅎ
    잘 읽고 갑니다 :)

    • Lynzi Cericole 2011.06.15 07:23 신고 address edit & delete

      오랜만이에요!

      삼계탕 파스타.... 새삼, 동지를 만난 이 기분... 우리는 이상한 사람이 아니었어요!!ㅜㅂㅜ

      저도 그래요ㅋㅋ 킁킁거리며 이건 또 뭐냐...하다가, 이젠 아예 숟가락 들고 대기_

      즐거운 하루 보내세요:)

  5. 사자 2011.06.22 20:15 address edit & delete reply

    저는 태국에 있으면서 태국음식을 엄~~청 좋아하게 되어버렸어요^^;
    이번에 한국갔을때 한국요리의 태국화?시도에 온가족이 경악했던 기억이 ㅋㅋ 린지님이 만드신 머랭지지미 한번 맛보고 싶네요 ㅎㅎ

    • Lynzi Cericole 2011.06.22 21:25 신고 address edit & delete

      ㅋㅋㅋㅋ 저도 요즘 동남아 음식에 빠져있어서... 얼마전에 꽁치 갖고 대작?!을 만들었어요... 포스팅 하려고요ㅎㅎㅎㅎㅎㅎㅎㅎㅎ 머랭지지미 쉬워요! 머...머랭에..밀가루를 넣고 지지면 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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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에 깃든 여유, 그 아쉬움





오늘도 어김없이 아침마당이 틀려있는 티비.



 주제는 밥상머리에서 지내는 시간이 37분도 안 된다. 그 시간의 가족간의 대화와 화합의 장으로 만들어야하지 않겠냐-하는 내용이었다.



 한국과 서양의 식문화 모두를 경험해 왔는지라, 내가 의식하고 있던 주제이기도 하다.


 

 어릴 적 나는 식사시간이란 아침 20분, 점심 40분, 저녁 1시간 이상 정도로 생각했었다. 물론, 가족과 함께하는 식사를 언급하는 것이다. 당시 유럽에서 살았는데, 그 분위기 특성상 식사만큼은 가족이 모여서 여유롭게 즐기면서 했던 것으로 기억한다.


 하지만 한국에 오고 난 후로는 이 모습이 많이 바뀌었다. 여전히 식사 속도를 내지 못하는 나를 제외하고는 모두 ‘뚝딱’ 밥을 먹기 시작했다. 체감하는 삶이 바쁘기 때문이다. 티비 속의 세상도 부산스럽고, 길가의 사람들도 부산스럽고, 일도 부산스럽고 ‘근면’하게 해야 한다.





 그러기에 이런 생각이 들었다. 행동을 바꾸자는 말이 나오기 전에, 인식부터 바꾸는 것이 좋지 않을까.



 조금은 3자의 입장에서 느낀 한국 사람들은 굉장히 남에게 보이는 모습을 신경 쓰는 민족이다. (이 말에 대해선 순순히 인정하지 않을까?)

 다시 말해 남에게 보여주기 위한 역할을 나눠가진다. 흔히들 일본 사람들이 겉과 속이 다르다고 자부심을 갖고 욕(?)하는데, 한국 사람도 만만치 않다. ‘뒷담화’ 문화에 잘 나타난다고 생각한다. 다 그렇지 않겠지만, 대개 내가 느낀 유럽인들은 그냥 ‘넌 그러냐?’하고 미국인들은 대놓고 얼굴에 소리 지르는 식이었다. 난 이래. 가 분명한 느낌이랄까.

 하지만 한국 사람들은 욕한 사람한테도 잘 보여야하고 욕할 사람한테도 욕을 들어주는 자들에게도 그 앞에선 꾸며진 모습을 한다. 이게 밥상이랑 무슨 관련이냐...






 관련이 있다. 그만큼 보여지는 것이 성향이 되어버리다 보니, 감시자가 없는 상황에서도 무의식적으로 역할극을 하기 시작하기 때문이다. 이 사회에선 부지런한 것이 미덕이다. 효율은 오히려 나중 문제처럼 느껴진다. 일을 계산적으로 잘 처리 해놓고 휴식을 취하는 사람 꼴을 못 보니 말이다. 그 결과 사람들은 한 시도 가만히 있지 못하고 ‘바쁜척’을 해댄다. 스스로 정말 바쁘고 여유 따위 없는 성실한 사람이라 여긴다. 여기서 대표적인 여유의 상징 -밥-이 희생된다.





 나는 음식맛과 식사 할 때의 그 분위기를 음미해가며 하나의 휴식이자 즐거움으로 밥상에 임한다. 그래서 그런가, 지인들은 가끔 내가 수저를 드는 모습을 보고

‘신기하게, 린지가 먹는건 다 맛있어 보여. 참 맛있게 먹는다.’

 고 하곤 한다.
 
 맞다. 나는 최대한 맛있게 식사를 하려한다. 사람 사는데 뭐 있나. 즐겁고 행복하게 살아가는 거지. 거기에 인류역사상 가장 발달한 과학이 요리라는 걸 생각하면 이것이야 말로 인간에게 큰 기쁨을 주는 요인이 아닌가!



 그런데 어째선가 한국에서 만난 식사 풍경은 이게 아닌 듯싶다. ‘먹기 위해 사냐?’라는 핀잔처럼 밥에 신경 쓰는 사람은 마치 미련한 하급의 존재처럼 치부된다.



 그 결과 밥을 먹는 과정과 그 행위가 제거 되어버린다. 먹기 전. 먹은 후.로 뚝딱 나뉘지 밥을 먹는 과정에 대한 중요성은 상대적으로 미약해 보인다. 흔히 식당에 가면 보이는 모습이 준비 땅!처럼 음식이 나오면 그저 말없이 한순간에 흡입을 한다. 잠시 후 한참의 푸짐한 인심을 즐긴 후에 불룩해진 배를 두들기며 ‘즐거운 식사를 했다’ 만족스런 얼굴을 하고 집으로 간다.


 

영화, <김씨 표류기>中


 왠지, 그저 음식이 있다. 그리고 음식을 먹는다(= 나름의 사치). 그것 자체로 행복감을 느껴버려 음식은 많으면 많을 수 록 좋다-로 여기는 것처럼 보인다. 내가 지나치게 시니컬하게 관찰한 것이라면 죄송스러운데, 정말. 그래 보인다. 먹는데 한 맺힌 사람들 같다. 가끔은 사람 위에 음식이 있는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 나름 식도락가라 하는 사람들도 ‘먹기 위해 먹’지 진정 하나의 즐거움으로 맛, 서비스, 분위기, 함께 있는 사람, 그 날의 기분 등을 복합적으로 즐기는 사람은 드문 것 같다.




 밥하나 먹는데 뭘 그렇게 인생사를 다 끌어들이느냐.




 바로, 밥 하나. 먹기 때문이다. 

 제 아무리 좋은 요리라 하더라도 불편한 상태로 먹으면 그 좋은 향신료 거의 다 버린다. 반면 한겨울 길가 포장마차에서 서서 떡볶이를 먹어도 친구와 먹으면 그 ‘맛’은 어떤 요리 부럽지 않게 한다. 맛은 뭉쳐있는 탄수화물과 단백질 지방 등등의 물질에만 있는 것이 아니다. 그러기에 ‘미각’을 온전히 활용하기 위해선 그만큼의 여유 또한 필요한 것이다.







 아침에 쓰는 글이라 정신이 없는데, 앞에 ‘보이기 위한’ 이야기를 꺼냈듯이 나는 이 원인이 보여지는 모습에 치중하는 인식에 있다고 생각한다. 스스로 정신적으로 마음으로 즐기는 여유가 밥상에 없는 것 같다. 남에게 보이는 여유에 신경 써 바쁜척을 하다보면 어느새 진짜로 자신이 바쁘고 여유 없는 사람처럼 느껴져 삶에서도 그대로 행한다. 일단 바쁘니까. 난 . 어쨌든.



 그런 의미에서, 조금은 더 정신적인 식사를 할 수 있도록 연습을 했으면 한다. 일하러 바쁘러- 기계가 되기 위해 존재하는 것이 아니지 않은가. 삶을 살아가며 세상에 있는 한 떨기의 아름다움이라도 느끼기 위해 인생을 살아가는 것이다. 자신을 사랑하기 위해 살아가는 것이고. 그것을 실현하는 가장 원초적인 인간의 행위 중에 -밥-이라는 소중한 상대가 있다고 생각한다.





 나처럼 느림보 식사를 하라는 건 아니다. 나는 이렇게 길들여졌을 뿐이다. 단지. 조금 더 여유롭게, 즐겁게 , 성의를 다해 자신을 위한 식사를 할 수 있었으면 한다. 걱정하는 것처럼 여유를 부리고 즐거워한다고 ‘게으른 티’가 나진 않는다. 건강을 위해 억지로 식사시간 길게 잡을 필요도 없다. 알아서 속도는 흘러가고, 그 여유로 자신 + 함께 밥상을 사용하는 사람들과 모두가, 조금은 더 즐거워질 수 있을 것이다.






그냥 아침에 생각난 소소한 주절임.










PS:

아침마당의 주요 주제는 밥상에서의 대화였는데, 씹는데 불편한 한국의 음식과 기다리는데 익숙치 않은

ex)입에 뭐가 있는데 대화는 이어가야 되겠고 상대방은 바로 답을 원하고 나도 답답해서 입을 열고 싶고 근데 밥은 있고 그래서 소화가 안 되고-

라든가- 하는 현실적인 측면도 분명 있다. 정말 사람 가만 안두는 현대사회와, 너무 분화돼서 가족끼리도 공통 화제를 찾기 힘들 수도 있다. 그렇지만 노력 정도는, 할 수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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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1.01.25 02:57 address edit & delete reply

    왜 이글을 읽으면서 너무나 같은생각이라 깜짝놀라고, 또 맨날 너와같이 밥을먹고싶다는 생각만 드는지 :)

    • Lynzi Cericole 2011.01.26 17:58 신고 address edit & delete

      ㅋㅋ 어쩌면 우리들이니까 할 수 있는 생각일지도ㅇㅇ 나도 님과 함께 밥을 즐기고 싶소

  2. Klassikcat 2011.02.13 16:32 신고 address edit & delete reply

    좋은 글입니다. 추천하고 갑니다.

  3. 2011.04.02 11:30 address edit & delete reply

    비밀댓글입니다

  4. ishtar 2011.04.03 21:13 address edit & delete reply

    ㅎㅎㅎ 저도 완전 공감해요.
    어렸을 땐 집에서 티비도 못틀게하고 한 시간정도 두런두런 얘기하며 밥먹곤 했는데, 한국에서 직장다니면서 뭐 소화불량은 평생 떠안고 살게 될 거 같네요 ㅎㅎ

    • Lynzi Cericole 2011.04.04 06:51 신고 address edit & delete

      안타까워요... 최근 다시 개선되었지만, 한동안은 식구 각자 식사 할 수 밖에 없는 생활이기도 했거든요.
      ㅜㅜ 힘내요~ 전 매실청이랑 친하게 지내니까 나아지더라구요ㅎㅎ

  5. 드래곤포토 2011.04.03 22:53 신고 address edit & delete reply

    공감합니다.
    그런데 우리문화가 그래서 그런지
    아침엔 빨리먹고 출근해야 한고 점심시간에 후딱먹고 쉬던지 운동하던지 해야하고
    저녁엔 습관대로 먹어치우고....
    알지만 못고치겠네요

    • Lynzi Cericole 2011.04.04 06:52 신고 address edit & delete

      다른 사람들을 보면 그저 생활인것 같은데 저는 가끔 좀 슬프더라구요...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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